문화일반

백중기의 ‘그림 그릴 결심’…처음 그 기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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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출신 백중기 화백
오는 27일까지 춘천미술관

◇백중기 作 반계리 은행나무

평생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결심한 이 곳, 춘천에서 영월 출신 백중기 화백이 27일까지 개인전을 펼친다.

춘천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始原의 기억’이다. 사물, 현상 따위가 시작되는 처음을 뜻하는 시원(始原)을 주제로 잡은 만큼 이번 전시는 백 화백은 고향인 영월과 강원도 곳곳의 원초적인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다. 작품 활동을 펼치며 지속적으로 다루는 그의 기억 속에는 시간이란 소재가 담겨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자유로우며, 동시에 모든 것을 낡게 만든다. 하지만 그 시간 덕에 우리는 새로움을 찾기도 한다.

가파른 고개에 놓인 옛 동네를 보고 그린 작품 ‘그동네’는 강원도만이 가진 정겨운 모습을 그려낸다. 꼬불 꼬불한 길을 사이로 붙어 있는 집들. 높고 빼곡히 둘러싸인 지금의 아파트들과는 상반되는 동네의 풍경은 몇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백중기 作 별 헤는 밤

그가 선보이는 작품의 몇몇 특징은 아크릴 물감을 붓과 손으로 찍어 만든 마티에르 기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독특한 입체감을 가지면서도 과감한 원색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 잡는다. 특히 그의 작품 ‘별 헤는 밤’은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그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은행나무가 자리했다. 게다가 하늘은 어두운 반면에 은행나무가 있는 땅은 노랗고 따뜻한 느낌을 안겨 눈길을 끈다. 2m가 넘는 화폭 속 은행나무만이 자리한 ‘반계리 은행나무’는 잎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듯 하다. 작품 속 대상에 생명을 부여하는 힘은 백 화백이 지닌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감나무의 홍시, 언덕에 내리는 눈, 붉은 메밀밭, 능소화, 벚꽃 피는 날 등 그의 그림은 희미해진 과거를 떠올리게 만든다.

백중기 화백 “‘시원’은 사람에게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위적인 것도 결국 시간의 흐름 속에서 태초로 돌아간다”며 “사라져가는 것을 담으며 또 다른 세계로의 변화를 꿈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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