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산불로부터 숲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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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순 수필가

숲을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등산 중심의 수직적 산행 문화에서 요즘은 수평적 걷기 운동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뒷동산에도 맨발로 숲속을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 가치는 총 260조원에 달하고 이는 국민 1인당 연간 약 500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울창한 숲은 본래부터 있었던 자연림이 아니고 민둥산에 녹색의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가꾼 노력의 결과다.

프랑스의 작가 사토브리앙은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고 말했는데 이 문장에 인류의 뼈를 때리는 아픔과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숲도 지난 시절 많은 격랑을 겪었다. 농경지나 화전으로 개간됐고 주택이나 땔감, 생활용품 등을 나무에서 조달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삼천리금수강산이 각종 명목으로 벌채됐다. 광복 후 식목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여 산림의 복원을 꾀했으나 6·25전쟁의 발발로 또 한 번 큰 시련을 겪으면서 민둥산으로 변했다.

전쟁이 끝나고 산림 복구를 위해 1961년 산림법을 제정했고 1967년 산림청을 개청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1973년부터 제1차 치산녹화사업을 시작했고 제3차 산지자원화계획까지 30여년간 약 120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현재는 제6차 산림기본계획(2018~2037년)이 실행 중이다.

2005년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자연휴양림, 삼림욕장, 치유의 숲, 숲길 등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해 숲 이용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산림의 가치 중심도 치산녹화에서 산림복지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조림사업에 가장 성공한 나라로 소개되고 있으며 세계 곳곳의 산림 종사자들이 한국의 산림녹화 사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이렇듯 풍요로운 산림이 있기까지는 민둥산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뜨거운 가슴이 있었고 그 중심에 강원도가 있었다. 1960~1970년대 헐벗은 국토를 녹화하기 위해 “애국가를 부르며 산으로 가자!”라는 구호와 함께 절박한 심정으로 나무를 심었던 그 당시 임업인들과 국민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러나 이 모든 공든 탑도 사소한 부주의 하나로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될 수 있다. 산불 예방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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