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고교생 절반이 잠자는 교실문화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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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국영 강원입시포럼 대표 박사

◇주국영 강원입시포럼 대표·박사

최근 고교생 절반이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한다는 교육부의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한 고등학교 수업 유형별 학생 참여 실태 조사’ 연구를 보고 순간 교직 시절이 떠올랐다. 학교의 관리자가 된 이후 가장 고민했던 문제를 꼽으라면 학생을 성장시킬 방법의 마련일 것이다. 그 일환으로 1년에 한 번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의무화하고, 관리자였던 본인은 수업에 참관해 평가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생 2명 중 1명이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하고, 4명 중 1명은 같은 반 친구가 잔다고 느낀다는 교육 당국의 조사 결과를 마주해 본다. 물론 충격적인 실태지만 비단 하루 이틀 전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고질적인 일상이라 해도 이 문제를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실 수업의 퇴행이 계속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따라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모든 교육 가족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고등학교 진학 시 진로지도를 통해 아이들의 길을 열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진학은 학생 개인의 적성과 흥미와는 무관하게 인문계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려된다. 아무 관심 없는 수업을 듣는 것만큼 따분한 일도 없다. 또한 ‘100세 시대’에 자신과 맞지 않는 길로 들어선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계발한 뒤 목표를 성취하고, 이를 몇십 년간 유지하는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또 효율적이지도 않다. 따라서 학생을 무작정 인문계로 진학시키기보다는 자기 적성과 흥미를 탐색하는 것이 먼저다. 이를 통해 주도적으로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그곳에 연착륙할 수 있다면 수업에 성실히 임하고, 이에 더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교실 수업의 방법의 변화 역시 요구된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는 강의식 수업을 채택하고 있다. 교탁을 사이에 두고 교과 내용을 낭독하는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을 고집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 참여도가 높을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수업이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과 방법의 전달이었다면, 앞으로는 ‘스스로+함께’를 모토로 한 학생 참여의 배움 중심 협력학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협력학습의 수업기법으로는 거꾸로 수업, 프로젝트 수업, 비주얼 싱킹, 블랜디드 러닝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교수-학습 방법을 바꿔야 한다. 21세기는 AI가 주도하는 시대다. 현재 많은 학교에 전자칠판이 보급돼 에듀테크를 통한 통합교육이 가능하다. 에듀테크는 주입식 교육이라는 면대면 교육의 단점을 타개하고 학습자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수-학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교육계가 진지하게 고려하고, 하루빨리 받아들인다면 현재 우리가 직면한 고교생 절반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한다’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염려와 가능성을 함께 떠올리며 이만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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