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순간의 실수가 재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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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 강릉산림항공관리소장

해마다 봄철이면 동해안 영동지역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할 우려가 매우 커서 산림 당국이 긴장과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기후변화 등으로 산불이 일상화되고 대형화되고 있다. 특히 동해안지역의 양간지풍(襄杆之風)은 백두대간 동쪽 양양부터 간성까지, 더 멀리는 북한의 통천 해안지역까지 부는 바람으로 산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불바람(화풍·火風)이라고 한다. 순간 풍속이 초당 30m가 넘는 태풍급 바람은 불길을 수십m씩 솟구치게 만들어서 순식간에 대형산불로 번진다.

올 초 산림청은 전국산불방지관계관회의를 개최하고 1월2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2024년 봄철산불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첫째, 산불은 무엇보다도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산불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둘째, 산불이 발생하면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부처 간 유기적으로 협력해 초동진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산불이 대형화되면 지상진화의 위험성 때문에 진화헬기에 의한 진화가 세계적인 추세이며 진화헬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으로 그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시속 30m 이상의 강풍이 불 경우 공중진화가 어려운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진화용수를 담수하고, 강한 바람에도 진화가 가능한 대형헬기의 도입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화인력의 전문화를 위해 산림청에서는 공중진화대와 산불특수진화대를 운영하며, 해마다 산불특수진화대원을 증원하고 진화인력의 전문화·정예화를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진화임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봄철 산불조심기간(2월1일~5월15일)을 설정하고 전국의 지형, 임상, 기상 등 산불위험지수를 산출해 산불재난 위기경보를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단계별로 구분해 지자체에 제공하는 등 산불 방지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산림항공본부는 보유한 48대의 산림헬기를 전국에 배치하고 헬기에 의한 공중감시 및 계도방송과 전국 30분 이내 산불 현장에 도착하는 골든타임제 운용 등 산불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산림항공본부의 조종사, 정비사, 공중진화대 등 직원들은 주말이나 공휴일 없이 비상대기체제로 전환된다. 특히 산림항공본부는 산불 예방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공중기동단속팀을 구성,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시간대 감시활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산림헬기를 이용한 산불 단속과 계도비행에 돌입한다. 산림헬기뿐만 아니라 산림무인기(드론)까지 투입할 예정으로 입체적인 감시와 단속이 실시되므로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의 소각행위는 집중 단속이 되니 각 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은 온 국민이 공유하고 즐겨야 할 삶의 터전인 ‘숲’을 잃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잿더미로 변한 ‘숲’을 원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십년의 시간과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숲’이 주는 공익적 혜택들을 무한정 누리고 있는 대상자로서 산림을 보호해야 하며, 그 첫걸음은 ‘산불조심’인 것이다. ‘산불조심’은 산과의 약속이며, 산을 이용하는 우리와 숲의 혜택을 받는 모든 국민들이 지켜야 할, 산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예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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