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박광호 시인 ‘율현재를 떠나며’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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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소금 시인선 167집

◇박광호 시인 作 ‘율현재를 떠나며’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광호 시인의 시집 ‘율현재를 떠나며’를 펴냈다.

어느덧 황혼으로 접어든 세월, 박시인은 지난 삶의 궤적을 시에 담았다. 반성과 회한, 성찰의 시어로 채운 시집은 지난 시간에 대한 총체적 물음이자 대답이다.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나 은행원의 삶을 살다 시의 길에 접어든 박 시인. 총 4부로 나뉜 작품집에는 그가 걸어온 삶의 풍경이 담겼다.

“소쩍새도 피토하며 울다 지친 밤/이승에서 짧았던 인연의 끈을/차마 놓지 못하고/당신이 짜 놓은/올올이 맺힌 설음을/무명 한 필로 풀어/멀리 은하의 강건너/저승까지 이어 놓으시려나/무명한 필은 엄마의 눈물이다”(목화밭 中)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박 시인이 찾아낸 보석 같은 모국어가 눈길을 끈다. ‘애 터지게’ 붉은 진달개가 만개하던 봄날과 가랑잎이 ‘솨르르 솨르르’ 굴러가던 가을. 제자리를 찾은 언어는 시의 은율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박시인은 “그간 어줍짢은 시를 쓰면서 우리말을 오염시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무딘 재주로 시를 쓰느라 시의 본질에서 벗어나 시를 농락하거나 언어유희를 벌인 건 아닌지 조심스럽다”며 “내 시가 세월이 가도 마르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축복일 것”이라고 시인의 말을 전했다. 시와소금刊. 246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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