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詩, 지독한 삶의 고독을 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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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숙 作 ‘춥게 걸었다’

춘천에 기반을 둔 전국구 문예지 시와소금이 정종숙 시인의 시집 ‘춥게 걸었다’를 펴냈다.

2020년 시와소금으로 등단한 정종숙 시인은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과 정제된 언어로 그의 시 세계를 풀어냈다. 4부에 걸쳐 펼쳐지는 시들은 삶의 고독함을 여실히 담아냈다.

“멀어지지 않기 위해 애썼던 날들이/살게 했다/멀리 달아나지 않으려는 마음이/둥지를 만들고/날마다 장작불을 피우기 위해/나는 멀리 간다”(멀다 中)

밀려오는 삶의 고독과 슬픔을 넘어서기 위해 시인은 펜을 들었다. 사소한 바람들에 몸을 맏기고 발효의 시간을 견뎌낸 세월. 고통과 막막함은 사랑과 연민으로 얼굴을 바꿔 그의 시 곳곳에 녹아들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이들의 얼굴을 뒤로 한 채 현재를 바라보는 작품들은 일상의 옅은 희망을 잔잔하게 펼친다.

“사랑하게 되는 일/정성을 다하는 일/의자를 내어놓는 일/기다리는 일/시가 내게 준 것들/부르지 않아도 오는 것들/햇볕, 인연들/봄을 주신 분들께 바칩니다”

정종숙 시인은 한 편의 시로 더는 떨어져도 아프지 않은 삶의 선물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햇살이 그리운 겨울의 초입, 그의 시가 온기를 전한다. 시와소금 刊. 133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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