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화천 북한강에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사건(본보 지난 8일자 5면 등 보도)의 피의자가 범행 이후 완전범죄를 위해 피해자 행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피해자 본인이 아닌 것을 파악했지만 곧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역 군 장교인 A(38)씨는 범행 다음날인 지난 10월25일 피해자 B(33)씨에 대한 가족의 미귀가 신고’를 취소하려고 자신이 B씨인 것처럼 경찰에 연락했다. 이에 앞서 B씨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당분간 집에 못 간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으며 이에 B씨 어머니는 112에 딸의 미귀가 신고를 했다.
경찰은 신고접수 후 B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와 보이스톡을 보냈다. 그러자 A씨는 B씨 휴대전화로 파출소 직원에게 보이스톡을 걸어 “미귀가 신고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B씨의 목소리를 모방하며 경찰에 인적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통화자를 ‘남성’으로 판단했으며 시스템상 발신자 성별도 남성으로 표기했다. 남성이 여성 목소리를 흉내내는 수상한 정황을 확인하고도 곧바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B씨 어머니에게 “B씨와 연락됐지만 대면해서 확인해야 하니 직장에 공문을 보내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하겠다”고 안내했지만, B씨 어머니는 직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달 2일 B씨의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재신고는 없었다.
한편 A씨는 강원경찰청의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A(38)씨는 지난 8일 춘천지법에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신상정보 공개 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11일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