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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결혼의 메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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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상징하는 단어가 있다. ‘인구 소멸’이다. 출산율 감소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많은 국가에서 주요 정책 이슈가 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는 2006년부터 우리나라를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고 있다. 인구 소멸로 한국이 사라지는 시점을 2750년으로 전망했다. 낮은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에 대한 경고였다. 지역의 인구 감소 현상은 심각하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은 6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긴 지도 오래다. 그나마 있던 젊은이들도 도시로 나가면서 초등학교 분교는 줄줄이 문을 닫았고, 빈집은 늘어만 가고 있다. 산부인과 찾기도 힘들다. 지역은 인구 감소에 더해 수도권으로의 이탈까지 겹쳐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수준이다. 지방에는 노인들만 남아있다. 인구 소멸은 발등의 불이자 지역의 현실을 대변해 주는 단어다. 그럼에도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가 끊임없이 세워지지만 내 집 마련을 못 하는 서민들은 여전하다. 대신 부동산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만 배를 불려 주고 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1년 전보다 1,124명(5.9%) 증가했다. 7월(1,516명)에 이어 두 달째 1,000명 이상 늘었다. 8월 기준으로 2012년(2,095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4~5월 늘었던 출생아 수가 6월에 감소했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등으로 미뤘던 결혼이 지난해 늘어났고, 대출·청약 등에서 되레 불리했던 이른바 ‘결혼 페널티(Penalty)’를 ‘결혼 메리트(Merit)’로 바꾸는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반가운 흐름이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결혼이 큰 장점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출산이 국가적 고민거리인 이 시대에 결혼을 선택하면서 아이를 출산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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