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강원본부가 ‘강원경제 메모-강원 지역소득의 역외유출 분석 및 시사점’에서 지난해 강원지역 연간 1인당 소득 순유출 규모가 약 128만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지역소득의 역외유출은 지역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실제 소득 유출입에 따른 도내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역내 근로소득 1% 추가 유출은 지역경제 성장을 약 0.3%포인트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내 총생산에서 역외로의 유출이 많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은 목포본부가 2023년 통계청 지역내총생산(GRDP), 지역총소득(GRI)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강원도 내 역외유출 규모는 4조1,000억원, 1인당 소득 역외유출 규모는 26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여섯 번째로 많은 액수다.
한은 강원본부는 근로소득 순유출이 계속되는 이유로 고소득 통근 유입인구 및 공공행정·국방 부문 취업자 유입 영향과 군부대 주둔의 특수성 등을 꼽았다. 또 도내 소비 유입은 숙박, 레저, 요식 등 관광업이 48.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유출은 온라인 쇼핑 등 본사 소재지로 결제액이 집중되는 유통업영리, 여행, 자동차판매, 보험, 용역서비스 등 본사집중업종이 전체의 67.5%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대중교통 강화 등을 통한 정주여건 개선과 앵커기업 본사 유치 등으로 소득유출을 완화하고 고급 실버타운 조성 등을 통해 고령층 소비유입 유도, 의료서비스 다양화로 역내 거주자의 의료여건 개선 등으로 소비 순유입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소득 역외유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역 선순환 경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경제, 세제, 교육, 의료 등 각 부문별 지방의 자립역량 강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근로자의 지역 내 이주 유인책 과 인력 양성 및 공급 지원 강화 등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핵심산업 고도화를 통한 성장동력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역외유출이 많다는 것은 도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가 지역사회에 재분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지역에서 쓰여야 지역이 성장할 수 있다. 성장에 따른 경제적 혜택을 지역에서 향유하지 못한 채 수도권 등 다른 곳에 빼앗긴다면 지역경기 침체는 더욱 가속화된다. 그리고 사람과 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 지역 소멸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늦기 전에 강원특별법 등을 통해 지역소득 역외유출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