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찜통 더위 속 의지할 건 선풍기 뿐”…강원지역 노인 온열질환 비상

{wcms_writer_article}

치솟은 여름철 전기요금에 에어컨도 ‘언감생심’
어르신 수십 명 무더위 피하고자 복지관 향해
온열질환자 수 해마다 늘어…올해 60명 속출
道 폭염대책기간 운영…“행동 요령 준수” 당부

◇1일 최고 체감온도가 33.4도까지 치솟은 춘천시 석사동 주택가. 이곳에서 만난 백모(여·74)씨의 주택 대문 앞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물받이에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물이 고인 흔적조차 없었다. 여름철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을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김준겸 기자

체감온도 30도를 훌쩍 넘긴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이 속출하는 등 강원지역 노약자들의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커졌다.

1일 최고 체감온도가 33.4도까지 치솟은 춘천시 석사동 주택가. 이곳에서 만난 백모(여·74)씨는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땀을 연신 수건으로 닦아내며 무더위와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백씨의 주택 대문 앞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물받이에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물이 고인 흔적조차 없었다. 여름철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을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씨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낮에는 대문 밖 그늘이나 집 안에서 꼼짝 않고 있다가 해가 진 밤에야 장을 보러 나가곤 한다”고 토로했다.

◇원주시 개운동에 거주하는 이모(여·75)씨는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폭염 속에서도 선풍기 하나에 의존하고 있었다.

같은 날 원주시 명륜2동 명륜종합사회복지관에도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해 몰려든 수십 명의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한모(65)씨는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에도 불구,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고 있다. 한씨는 “집에서 선풍기를 틀어도 뜨거운 바람이 나와 버틸 수 없다”며 “최근에는 더위로 몸무게가 10㎏ 가량 빠졌고, 폐암 수술 후유증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원주시 봉산동 한 경로당에도 3~4명의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쉬고 있었다. 박모(여·76)씨는 “방에 있으면 선풍기 바람을 쐬어도 땀범벅이 된다”며 “2년 전 에어컨을 장만했지만, 한달 생활비로 전기요금을 감당기 벅차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년 5월30일부터 9월30일까지 발생한 강원지역의 온열질환자 수는 2021년 55명에서 2022년 62명, 2023년 104명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4명의 추정 사망자가 발생하기 했다. 올해도 지난달 30일까지 벌써 58명의 온열질환 환자와 2명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6월26일 춘천시 우두동 중리경로당 무더위 쉼터를 방문, 시설을 점검하고 폭염시 행동요령 등을 직접 설명했다. 사진=강원자치도청 제공

강원특별자치도는 폭염대책기간(5월20일~9월30일) 동안 2만3,670명의 취약계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생활지원사를 통해 안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수시로 방문해 폭염대비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경로당 3,359개소에는 두달 동안 월 16만5,000원의 냉방비를 지원한다.

김진태 지사는 “경로당 관계자들의 작은 관심이 더운 여름을 보내는 어르신들께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며 “도민들께서도 폭염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염 시 행동 요령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wcms_writer_article}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