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춘천 듀오’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튼)이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토트넘과 울버햄튼은 오는 11일 밤 9시30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EPL 1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7일(한국시간) 첼시에 1대4로 패하며 리그 첫 패배를 당한 토트넘은 8승 2무 1패로 리그 2위, 울버햄튼은 3승 3무 5패로 리그 14위다.
그동안 유럽 무대에서 수많은 코리안 더비가 있었지만 이번 경기가 특히 주목 받는 것은 손흥민과 황희찬이 올 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11경기 8골 1도움으로 리그 득점 공동 2위, 공격 포인트 4위에 올라 있고, 황희찬은 11경기 6골 2도움으로 리그 득점 공동 6위, 공격 포인트 5위다. 두 선수 모두 현재 EPL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공격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경기는 한국 선수가 각 팀의 에이스로 맞붙는 코리안 더비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두 선수는 최고의 파트너를 잃은 상황이다. 울버햄튼의 돌격대장인 페드로 네투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고, 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은 첼시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울버햄튼전 결장이 유력하다. 네투는 올 시즌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튼의 공격을 이끌던 파트너이고, 매디슨 역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대신한 손흥민의 단짝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파트너의 결장은 아쉽지만 오히려 춘천 듀오가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에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작성할 수도 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할 경우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게 돼 EPL 역사상 6명 뿐인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 보유자가 된다. 황희찬은 리그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노린다. 울버햄튼 선수의 리그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는 2004년 앙리 카마라 이후 황희찬이 19년 만이다. 2004년에는 울버햄튼이 2부리그에 속해 있던 터라 황희찬의 기록은 더욱 빛난다. 카마라는 7경기 연속 포인트를 작성했는데 황희찬이 이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에서 볼 수 있듯 현재 두 선수의 팀 내 입지는 대단하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이, 울버햄튼은 황희찬이 터져줘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재밌게도 두 선수는 이번 경기를 마친 뒤 나란히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돌입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두 선수 중 누가 웃으면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