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반나절 우체국’ 늘어나는 농촌 … 주민들 “지역 소멸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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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당국, 태백·철원 우체국 4곳 시간제 전환
하루 3~4시간 단축 운영 “경영 효율화 필요”
통리 주민들 반대 집회 열고 격오지 대책 호소

◇태백 통리주민들은 8일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태백 통리우체국 시간제 전환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강원지역 농촌 우체국이 하루 3~4시간씩만 운영되는 시간제로 잇따라 전환되고 있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열악한 농촌 정주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경영 악화에 늘어난 '반나절 우체국'=8일 강원지방우정청에 따르면 다음 달 3일부터 '태백 통리 및 구문소동 우체국'과 '철원 근남 및 자등 우체국' 등 4곳이 시간제로 전환된다. 현재는 각 우체국별로 직원이 2명씩 배치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지만 시간제가 되면 일일 운영 시간은 3~4시간으로 단축된다. 직원 3명이 오전(9시~12시)에는 태백 통리에서 근무하고 오후(2시~6시)에는 태백 구문소동에서 일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간제 우체국은 강원도 내에는 2015년 평창에서 처음으로 시행돼 현재 16개 농촌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올해 태백, 철원에 추가돼 더 늘어나게 됐다.

우정당국이 전국 농촌에 시간제 우체국을 늘리는 이유는 경영 악화 때문이다. 강원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인건비, 창구 유지비 등 우체국 운영 경비를 세금 지원 없이 우체국이 벌어 들여 세입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올해 우편 수지 적자가 1,960억원으로 예상돼 업무량이 적은 우체국은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원지방우정청 공고문

금융·물류 서비스 위축에 농촌 소외=격오지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태백 통리 주민들은 8일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통리 우체국 시간제 전환 반대 집회를 열었다. 통리는 인구 수가 1,400여명으로 공공기관은 초등학교 1곳, 파출소 1곳, 우체국 1곳이 전부다. 금융기관은 우체국이 유일하다.

마을에는 인터넷 뱅킹을 쓰지 못하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다. 공과금을 납부하거나, 예금 업무를 위해 우체국을 찾고 있다. 통리 우체국의 일 평균 예금처리건수는 15건, 구문소동은 17건 정도다.

김인수 통리발전추진위원장은 "급하게 처리할 업무가 있으면 황지동으로 나가야 하는데 7㎞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2시간 걸린다"며 "지방 소멸이 심각하다고 하면서 금융·물류 여건 악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우정 당국이 주민 협의 없이 사전 공고한 점에 대해서도 "일방 통행"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안동규 한림대 금융재무학과 명예교수는 "우정사업본부 공공성을 띄고 있는 기관인 만큼 농촌 우체국 통폐합에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사전에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리 주민들이 우체국 시간제 전환에 반대하며 내 건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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