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세계 첫 특별자치도 마데이라 ‘대서양 수출입 관문’ …농업·관광 도시 탈피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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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 카니쌀시에 조성된 자유무역지대. 관세 유보, 세금 감면 혜택 부여
국제비즈니스센터 무역, 전자상거래, 통신, 부동산 투자 등 1,650개 기업 유치
마데이라 전체 세금 수입 12% 유치 기업에서 나와
미래 산업 전환 대비한 첨단 연구 센터 운영…지역 발전 필요 분야 집중 연구

[특별자치시대, 글로벌 리포트 (1) 포르투갈 마데이라]

세계 최초 특별자치도 타이틀을 갖고 있는 포르투칼 마데이라섬의 남쪽 해안에 위치한 섬의 중심 도시인 '푼샬'의 모습. 포르투칼 마데이라=박승선기자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를 떠나 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마데이라 섬에 도착하니 짙푸른 대서양의 고요하고 웅장한 자태와 마주했다. 공항을 빠져 나와 섬 해안가를 따라 놓인 일주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하자 완만한 섬 능선을 온통 붉게 물들인 주황빛 기와가 끝없이 펼쳐지며 탄성을 자아냈다.

마데이라는 섬 중앙의 해발 고도 1,861m의 산 피코 루이보를 경계로 북부와 남부로 지역이 크게 나뉜다. 대서양의 거센 북풍을 맞이하는 북부는 포도 농경지가 발달했고 높은 산이 악천후를 가로 막아주는 남부는 관광지와 산업 기반이 고르게 포진하고 있다.

마데이라 섬은 해안가를 따라 11개의 도시가 형성됐다. 마데이라 주 청사와 관공서가 밀집한 푼샬,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흔적이 남아있는 어촌 도시 까마라 드 로부쉬, 유럽 최초의 워케이션 마을 폰타 두 솔, 공항을 배후에 둔 산타크루즈 등이 남부 해안에 자리 잡았다. 우리의 시·군과 마찬가지로 자치권을 지녀 저마다의 특색을 품고 있는 도시들이다.

마데이라 동쪽에 위치한 카니쌀(caniçal)의 국제자유무역지대(IFTZ) 전경. 컨테이너를 선적 중인 항만과 공장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포르투칼 마데이라=박승선기자

■대서양 수출입 관문 자유무역지대=마데이라 섬의 최대 도시 푼샬(Funchal)을 벗어나 30여분 차를 달려 섬의 동쪽 끝 카니쌀(caniçal)시에 다다르니 높은 언덕 아래로 국제자유무역지대(IFTZ)가 보였다.

항구에 정박한 화물선은 컨테이너 선적 작업으로 분주했고 항만 시설을 둘러싼 부지는 20여개 동의 공장 건물과 원료 보관 탱크가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공장 둘레는 주택과 상가들이 밀집해 공장 지대와 정주 공간이 함께 배치된 도시 형태를 띄었다. 도시 외곽에는 태양광, 풍력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마데이라 국제자유무역지대는 1988년 조성을 시작해 단계적인 확장을 거듭해왔다. 현재는 축구장 196개인 140㏊ 면적을 유지하는 중이다. 식품 및 음료 가공과 화장품 제조, 생화학품, 기계 조립 등 생산 분야는 다양하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싣고 온 원재료는 가공이 끝나기 전까지 관세를 받지 않고, 원재료를 가공한 생산품을 유럽이 아닌 북미와 중·남미, 아프리카로 수출할 경우 관세를 완전히 면제해준다.

다만 마데이라 자유무역지대의 확장은 더딘 편이다. 2010년대 56개 기업이 운영된 것과 비교해 현재 48개 기업이 유지되고 있어 양적 팽창을 이뤄내지 못했다.

마데이라개발회사는 대서양 섬의 태생적 한계로 원자재를 실어 나르고 생산을 마친 가공품을 수출하는데 필요한 물리적 거리와 이에 따른 물류 비용이 성장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마데이라 섬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 마르셀리노 누네스(60)씨는 “자유무역지대 조성 초창기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지역민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 혜택을 봤지만 지금도 호황이라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제자유무역지대의 관리는 마데이라 주 정부 소속의 마데이라개발회사(SDM)이 맡고 있다. 1984년 공공 재원과 민간 자본이 합작해 설립된 마데이라개발회사는 2021년 운영권이 마데이라 주 정부에 온전히 귀속됐다. 50명의 직원들이 행정, 재정 등의 분야에 몸담고 있다.

필리프 테이셰이라 마데이라개발회사 대표는 “농업을 기반으로 낙후된 지역 경제를 어떻게 키울 것이며 산업의 현대화, 다양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자유무역지대가 출발했다”고 말했다.

마데이라의 중심도시인 푼샬의 시가지 모습.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이는 메인 거리와 함께 주변 골목들은 오래된 건물로 고풍스런 유럽의 낭만을 자아낸다. 포르투칼 마데이라=박승선기자

■1,650개 기업 품은 국제비즈니스센터=마데이라의 무역 산업은 자유무역지대를 중심으로 한 가공 분야, 국제비즈니스센터(IBC)의 무역 서비스, 선박 등록업 등 3개 분야로 크게 구분된다.

마데이라 국제비즈니스센터(IBC)는 1986년 포르투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계기로 창설됐다. 섬이 갖는 지리적, 경제적 특성을 고려해 유사한 환경을 지닌 영국의 기업 투자 유치 시스템을 표방해 체계를 갖춰 나갔다.

국제비즈니스센터는 국제 무역과 전자 상거래, 통신, 부동산 투자 등의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센터에 등록돼 허가를 받은 기업은 89개국 1,650개에 달하고 이 중 80%는 타국의 국제 기업, 나머지 20%는 자국 내 무역 통상 기업들이 차지한다.

국제비즈니스센터에서 등록된 기업은 법인 세율을 5%로 낮춰준다. 포르투갈 본토가 21%를 징수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특혜다. 이들 기업에서 나오는 세금은 마데이라 전체 세금 수입의 12%를 충당한다. 한화로 약 1,68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마데이라대학에서 운영 중인 지능형 기술 연구개발센터인 ‘아르디티(ardti)’ 연구실에서 직원들이 드론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포르투칼 마데이라=박승선기자

■산업 전환 대비하는 첨단 연구 단지=마데이라 푼샬 외곽 마데이라 대학 내에는 지능형 기술 연구개발센터인 ‘아르디티(ardti)’가 운영되고 있다. 2015년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아르디티는 마데이라 각지에 분산됐던 연구 시설을 하나로 규합했고 현재는 15개국에서 온 90여명의 연구원이 모여있다.

아르디티에서는 해양, 건강, 기계 분야에서 50개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구 과제는 마데이라 주 정부의 의뢰를 받아 지역 발전에 필요한 분야를 집중 연구한다.

이를테면 수중 로봇을 활용한 해양 환경 보호와 기상 관측, 군용 탐지 레이더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활동이다. 아르디티 연구센터를 방문한 당시에도 드론 개발팀은 군용 드론의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유럽연합과 마데이라 주 정부는 2028년까지 연구 센터를 신축해 기능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포르투갈 마데이라=정윤호기자

본 기사는 강원도 지역 언론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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