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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대형마트서 분유 훔친 미혼모에게 온정 베푼 ‘초보아빠’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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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10시간 굶은 아기…수중에 돈이 없어”
고탁민 경사 사비로 구매 후 분유 등 건내

◇원주 모 마트에서 분유를 훔치고 있는 40대 미혼모의 모습. 사진=강원경찰청 제공

원주에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갓난아기에게 줄 분유 등을 훔친 미혼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초보 아빠’ 경찰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올 3월23일 원주시 관설동 한 대형마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물건을 훔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이 접수됐다.

당시 A씨는 식료품과 분유, 기저귀 등 17만원 가량의 물품을 계산하지 않고 마트를 빠져나가려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보안요원에게 적발됐다.

결국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조리원에서 막 나온 아기가 10시간 동안 밥을 못 먹었다”며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어서 잘못된 줄 알면서도 분유 등을 훔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때 현장에 있던 치악지구대 소속 고탁민(34) 경사는 처음엔 이를 믿지 않았으나, A씨 원룸 안에서 울고 있는 생후 2개월 갓난아기를 보게 됐다.

A씨는 아기를 키우면서 육아수당 등으로만 생활 중이던 이날 분윳값을 낼 돈이 없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한 아이의 아빠가 된 고 경사는 곧장 마트로 돌아가 아이에게 줄 분유를 사비로 구매한 뒤 A씨에게 건넸다.

고 경사는 “A씨가 울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힘들어서 그랬다’고 하니 어려운 형편에도 어떻게든 아기를 책임지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조사를 받으러 가더라도 우선 아기 끼니부터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분유를 건냈다”고 밝혔다.

앞서 A씨 두 차례의 절도 범죄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경제적 어려움 탓에 벌금 미납자로 수배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고 경사는 벌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지원책 등을 안내하는 등 A씨를 도왔다.

A씨는 고 경사에게 “당시 경황이 없어서 감사 인사를 못 했다”며 "덕분에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았다”고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경찰은 A씨를 지난 3월 말 절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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