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동해안 최고 비경 죽도해변 망가트린 20층 숙박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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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
일출·서핑 명소 죽도해변에 대형 숙박시설 준공 임박
랜드마크 죽도 경관 훼손, 마을 안쪽 일출과 햇볕 차단
양양 30층 이상 비롯 9개 고층시설 예정…해안 경관 사유화 논란

양양 최고의 명소인 죽도(竹島)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온 양양군 현남면 시변리에 20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건립공사가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양양=권태명기자

오는 6월 양양군 죽도 해변에 들어설 20층의 대형숙박시설이 빼어난 해안 경관을 망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21년 허가 및 착공단계부터 주변 건물의 조망권을 침해하고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본보 2021년 5월27일자 5면 보도)이 이어졌으나 공사가 진행됐다. 주민과 상인, 관광객들은 대형 숙박시설이 죽도 해변의 경쟁력인 풍광과 일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반발해 왔으나 관련기관은 손놓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교통망 확충으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양양에서만 30층 이상의 초고층을 비롯, 대형숙박시설 9곳이 건설될 예정이어서 눈앞의 이익을 쫓다 천혜의 해안경관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양양군 죽도 해변, 20층·371객실 규모의 대형 숙박시설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숙박시설은 오는 6월30일 준공 예정이다.

숙박시설이 들어서기 전 마을은 물론 약 300m 거리의 국도 7호선 동해대로에서도 탁 트인 죽도해변과 송죽이 울창한 죽도봉의 장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숙박시설이 죽도봉을 정면으로 가려 답답함까지 느껴졌다. 작지만 아름다운 섬 죽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서핑과 해수욕이 죽도해변의 킬러콘텐츠였지만 장점이 사라져버렸다.

주민과 상인들은 예전 풍경을 잃은 죽도 해변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해변의 한 카페 대표는 “마을 안쪽 상가를 비롯해 어디서나 죽도의 옆으로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고층건물로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80대 원주민은 “예전에는 옥상에만 올라가도 바다가 보였는데 안타깝다”고 말했으며 인근 식당 주인은 “마을에 항상 따스한 햇볕이 비췄지만 지금은 그늘이 진다”고 안타까워 했다.

양양 최고의 명소인 죽도(竹島)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온 양양군 현남면 시변리에 20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건립공사가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양양=권태명기자

죽도의 대표 관광상품인 서핑업체 역시 관광객 감소를 걱정했다.

서핑업체 대표는 “리조트가 해변을 가리고 소음과 주차문제도 있다. 공사기간에는 차량들이 주변 도로를 상습적으로 막아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핑업체 관계자는 “조용하고 파도도 깨끗했는데 환경오염이 걱정된다. 주차장도 완비되지 않은 말 그대로 난개발”이라며 “풍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이같은 훼손으로 인해 더이상 죽도를 찾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문제는 앞으로 죽도와 같은 문제들이 양양 곳곳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양양지역에 건설 예정인 대형 숙박시설은 총 9개 2,529실에 달한다. 30층 이상의 초고층숙박시설 2곳이 낙산에 건설될 예정이며 20층 이상 6곳, 10층 이상은 1곳이다.

고속교통망 확충으로 관광수요가 크게 늘어난 양양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대형 리조트, 숙박업소 건설사업이 벌어진 것이다.

손철 강릉원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해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층고를 높인 고밀도 개발을 하게 되면 시야, 경관을 가리고 결국 돈을 내지 않으면 해변을 이용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해변은 저밀도의 공공시설들이 배치돼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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