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군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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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首丘初心)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곳을 향해 돌린다는 고사성어다. 그만큼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은 늘 마음속 깊은 곳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는 해석이 따른다. 그래서인지 같은 고향인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가깝게 지낸다. ▼얼마 전 원주에서 열린 재원주 횡성군민회장 이·취임식에 초대됐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횡성군민회를 조직하기 위해 뜻있는 선후배 몇몇이 발 벗고 나섰던 얘기부터 ‘먹고살기 위해’, ‘자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횡성을 떠나 원주로 이주한 가난했던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먹고살 만한’ 오늘에 감사했다. 원주 이주 1세대 멤버 30여명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확대해 커다란 액자로 제작, 군민회 사무실에 걸기로 했다. ▼행사에는 횡성군수 및 읍·면장과 원주지역 주요 인사들도 상당수 얼굴을 보였다. 모임별로 마련된 테이블은 내빈들로 가득 찼다. 군민회는 참석자들을 그룹별로 차례로 소개했고 누군가 민선 원주시장 2명이 횡성 출신이라는 덕담도 나왔다. 소개받은 인사 중에는 고향 사람들을 만난 반가움 때문인지 꽤 긴 시간 갖가지 얘기를 쏟아냈다. 원주는 가히 횡성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7만여명의 인구 중에 혹자는 9만명, 혹자는 13만명이 횡성 1, 2세대라는 비공식 통계 수치까지 제시한다. 서로의 동질감과 연대의식이 엄청난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상황을 부정하고, 틈을 벌리는 사안이 있다. 원주권 상수원 보호구역이다. 장양리 취수장 유지를 위해 횡성군 42개리 48㎢가 1987년 이후 개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장양리 취수장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은 원주 구도심에 공급된다. 무실지구, 혁신·기업도시 등 신도시에는 횡성댐 상수도가 공급된다. 장양리 취수장 상류에 있는 횡성공공하수처리시설은 장마철엔 과부하가 걸려 기본 처리만 한 하수를 방류한다. 수질이 뛰어난 횡성댐물을 원주 구도심 시민도 마시고, 횡성읍 일원 개발 숨통도 텄으면 하는 바람이 군민회에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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