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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영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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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는 속초시 북쪽에 위치한 동해안의 대표적인 석호다. 영랑동, 동명동, 금호동 등 3개 동에 둘러싸여 있다. 설악산 아래 장천천에서 유입한 물이 호수를 거쳐 수로를 통해 동해 바다와 연결돼 있다. 속초시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산책로다. ▼호수의 명칭은 신라 화랑 영랑(永郞)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 화랑인 영랑·술랑·안상·남석행 등 사선(四仙)이 금강산에서 수련을 한 뒤 무술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고성 삼일포에서 3일 동안 쉬다가 금성으로 향하던 중 영랑호에 오게 됐다. 맑고 투명한 물빛에 매료된 영랑이 그 풍취에 도취해 무술대회에 나가는 것조차 잊었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간성군조에 영랑호는 ‘고을 남쪽 50리에 있다. 주위가 30여리쯤 된다. 물가는 구불구불 굽어 있고 암석이 기괴하다. 호수 동쪽에 작은 봉우리가 절반쯤 호수 속으로 들어간 곳에 정자터가 있다. 영랑들이 놀며 감상하던 곳’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호수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설악산과 울산바위, 금강산 제1봉인 신선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이러한 영랑호가 최근 몇 년 사이 환경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속초시가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부교인 영랑호수윗길을 설치하면서부터다. 민선 7기 김철수 전 시장이 낙후된 북부권 관광 활성화를 위해 2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400m 길이로 조성했다. 개통 후 140여일 동안 3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등 큰 인기다. 환경단체는 부교 설치 당시부터 환경 파괴 문제를 제기하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영랑호 환경 논쟁은 아직 진행형이다. 민선 8기 속초시는 법원에서 제시한 1년간 영랑호 생태계 모니터링 등 환경영향조사를 벌인 뒤 철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개발과 보존의 가치는 늘 충돌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와 자연 생태계의 파수꾼인 환경단체는 시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개발과 보존이 조화를 이루는 참신한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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